그날 밤 비가 내린 뒤부터 추워지기 시작했다. 마치 겨울이 일찍 찾아온 것 같았다.
아침 일찍 추워서 잠에서 깨어났고, 일어나 양치하고 세수하려고 했다. 다섯 시 반쯤 됐을 거라고 생각하며 몸을 돌려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는데, 세상에, 두 시 십 분이었다.
한밤중에 깨어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지만 그래도 조금 기뻤다. 어쨌든 몇 시간 더 잘 수 있었기 때문이다. 휴대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선풍기를 끈 뒤 눈을 감자 다시 잠들었다.
두 번째로 깨어난 건 네 시였다. 정말 좋았다. 아직 한참 더 잘 수 있었다. 다시 깨어난 건 다섯 시가 조금 넘어서였고, 더 이상 잠들지 못한 채 알람이 울리기를 기다렸다.
일어나고 나니 정말 뼛속까지 시렸다. 베란다 쪽 바람은 아주 세차서 조금 뼈에 사무칠 정도였고, 세수할 물도 얼음처럼 차가웠다.
고2 때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운동하러 갔던 일이 떠올랐다. 그때는 지금보다 날씨가 훨씬 더 추웠다.
달랐던 점은 그때는 곁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. 운동장에는 나 혼자만의 그림자만 있지 않았다.
지금도 괜찮다. 혼자 일어나 혼자 아침을 먹는 것도 딱히 대단한 일은 아닌 것 같다. 이제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, 많은 일을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.
매일 나를 깨우는 것이 알람도 꿈도 아닌 추위일지라도, 이것도 꽤 괜찮다.
일찍 일어나는 것을 좋은 습관으로 만들고,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 간다면 아마 자기 관리 능력도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.
오늘은 정말 재미있었다. 만난 많은 사람들이 처음 건넨 말이 모두 “정말 춥다”였다.
괜찮다. 나도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. 열여덟 살이 되기 전 마지막 겨울을.